졸업을 시작하며!

2060 단어 일기일기
잘하고 싶다.. 잘하고 싶다..

알고리즘 공부를 하건, 인공지능 공부를 하건 항상 드는 생각이다.
중학교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엄청난 승부욕이 있어서 남들 보다 수학
시험 점수가 낮으면 남몰래 울기도 하였고 밤새 공부를 하기도 하였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지나, 재수, 대학교에서 공부를 이어나가면서는 한번
도 경쟁의식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즐긴것인가?? 하면 또 그렇지
도 않다.

언젠가부터는 아무 생각 없이 공부를 하였다. 단어 그대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러다 보니 대학교 3학년 이후부터는 그냥 반 미쳐있었던 것 같다. 정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 시험 전날 술을 마시기도 과제는
제출하지 않기도 수업에는 가지도 않은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3학년 2학기
인공지능 개론 수업을 들었을 때 정말 몇년만에 재밌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때뿐이었다. 졸업할 때까지 AI 관련 수업은 파이썬 관련 수업, 통계학 수업
을 제외하고는 듣지않았다. 아니 졸업을 앞둔 재료공학도인 내가 들을 수 있었던
수업들은 그것들 뿐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스스로 공부할 서적을 찾아보고 공부를 시작하였다. 정말 느리게
아주 천천히 공부를 하였지만 조금씩 나아가는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전공
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학교에서 주전공 과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졸업
논문도 어떻게든 인공지능과 연결시켜서 진행하였다. 지금보면 정말 형편없는,
학습을 진행하지도 않아 인공지능이라고 부를 수 조차 없는 프로그램이었지만
나의 4년의 대학 생활의 결과물은 그 2가지 뿐이었다.

취업 준비는 하지도 않았고 학교의 마지막 시험 전 날에는 범위만 대충 훑은 뒤
준비중이던 빅데이터 전문 기사 시험 공부를 하였다. 이상하게도 초조함 따위는
하나도 들지 않았다. 인공지능 개론 수업을 듣고 재미를 느낀 날부터 나는 이쪽
분야로 길을 정해버린 것이다. 어떻게 해야할 줄 몰랐다. 어떤 공부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비전공생이고 해당 분야 지식이 부족한 내가 대학원을 선택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교수님에게 나의 어떤 점을 어필해야하는지 하나도 몰랐다. 물론 지금
도 모른다. 친구들은 취업을 하고 돈을 벌었다. 부러웠다. 부모님에게 미안하기
도 하였다. 내 4천만원 짜리 졸업장이 종이쪼가리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정말 많이 부족하다. 뒤늦게 어학 실력이 부족한 것을 깨
닫고 영어 공부도 시작하고 이제막 딥러닝에 대해 공부하고 프레임워크에 대해서
다뤄보고 있다. 부족하다. 너무 부족하다. 근데 재밌다. 네이버에서 모집했던 부트
캠프, 알고리즘 코딩테스트에서 떨어지고는 너무 분했다. 남들에게는 괜찮다고 말
했지만 너무 분해서 내가 미웠다.

분하다, 재밌다, 잘 하고싶다.

너무 오랜만에 느껴진 감정들 이것땜에 인공지능, 개발 공부를 계속하고싶다. 이것들
이 오랜시간 잊고있었던 나의 배움에 대한 원동력들이다. 조금 불안하고 늦은 것 같고
아직도 어떻게 무엇을 공부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난 잘 할 자신있다. 어떤 프로젝트
보다, 몇천만원의 연봉 보다, 이것이 나의 졸업장의 의미이다.

                                                           2021년 2월 23일 첫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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